1977년 자전소설 <흙탕물 강>으로 다자이오사무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래, 서정적이면서도 정묘한 문장,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현대 일본 문단을 이끌어온 거장 미야모토 테루의 신작 장편소설. 갑작스레 아내를 떠나보낸 뒤, 견딜 수 없는 상실감에 휩싸인 주인공이 우연히 등대 여행에 나서며 이를 통해 일상을 회복해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간 진격하듯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을 돌아보며 삶의 의지를 되찾는 재생의 기록이자 서툰 남편, 무심한 아버지의 반성과 성장을 담은 따뜻한 가족 드라마이기도 하다. 출간 즉시 ‘인생의 가치를 전하는 작품’ ‘서민의 소박한 일상을 비추는 아름다운 소설’이라며 <요미우리 신문><산케이 신문><마이니치 신문> 등 주요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고 독자들 역시 ‘서툰 사람들의 선한 이야기’ ‘조용하게 마음을 씻어주는 소설’이라며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도쿄의 한 상점가에서 중화소바 가게를 운영하던 주인공 ‘고헤’는 함께 가게를 꾸려온 아내와 갑작스레 사별한 뒤 만사에 의욕을 잃은 채 가게도 장기 휴업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읽기를 미뤄둔 두꺼운 책을 뒤적이다 책갈피에서 오래된 엽서 한 장을 발견한다. 30년 전 소인이 찍힌 엽서의 수신자는 그리운 아내 ‘란코’, 발신자는 ‘고사카 마사오’. 어느 해변인 듯 보이는 손그림과 등대 여행을 잘 다녀왔다는 몇 줄의 인사가 적혀 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당시 서른 살의 아내가 “모르는 사람한테 엽서가 왔어”라고 했던 일이 떠오른다. 아내는 어째서 이 엽서를 이토록 소중히 간직했을까? 어째서 고헤의 책 틈에 끼워두었을까? 미처 듣지 못한 아내의 어제의 시간을 찾아 고헤는 등대 여행을 나선다. 아내와 등대, 막연하게 이 두 가지만 떠올린 채 시작한 여행은 횟수를 거듭할수록 고헤에게 더없이 소박한 행복을 선사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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